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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6-12 17:02
쓰레기 통으로 간 이력서
 글쓴이 : 라이트하우스
조회 : 7,905  
쓰레기 통으로 간 이력서
청빙 - 내 사람을 채용하라!
2014년 06월 12일 (목) 12:56:33 양재영 ( 메일보내기 )

담임목사 청빙과 관련된 소음은 이미 미주 한인교계에서는 익숙한 것이 되어 버렸다. 얼마나 많은 교회들이 청빙에 얽힌 갈등과 분쟁에 휘말렸으면 경찰 출동이나 소송 불사를 외쳐도 관심을 끌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하지만 청빙이 교회의 현재와 미래를 결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요소라는 점에서 소음을 그냥 방치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교회개혁실천연대 목회자청빙연구위원회에서 펴낸 <바람직한 목회자 청빙>에서 “교회가 목사와 장로 그리고 노회가 교인과는 상관없이 자기들끼리 후임 목회자를 선정하는 일은 사라져야 한다. 교회 최고 의결기구인 공동의회 마저 ‘거수기’로 전락하는 현재 청빙 구조로는 교회의 희망은 없다”고 지적하며 바람직한 목회자 청빙이 개신교 미래의 지표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문제가 이처럼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교회 현장에서는 여전히 불투명하고, 공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몇몇 인사들의 친분, 혈연, 이해관계에 따른 ‘밀어주기’ 식 관행이 끊이지 않고 있다.

   
 
  ▲ 나성서부교회 전경 ⓒ 양재영 기자  
 

짜고 치는 고스톱- 쓰레기 통으로 들어간 1,000장의 지원서들
LA에 위치한 ‘나성서부교회’는 4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대표적 한인교회이다. 40년 세월에 교회가 정체 상태에 빠지자 지난 2011년 당시 하버시티 소재 ‘빛과 소금교회’ 담임을 맞고 있던 이정현 목사를 청빙한다. 이 청빙은 도약의 시도였지만 결국은 실패로 끝나 버렸다. 이 목사가 부임 한 지 2년 만에 여러 가지 의혹을 남긴 채 사임하면서 청빙 당시 암암리에 떠돌던 이슈가 조금씩 표면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나성 서부교회에 정통한 한 언론 관계자는 “이미 청빙 때부터 원로목사와 신임 목사 간의 석연치 않은 의혹들이 있었던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면서, “과거 약혼식 주례와 부목사로 3년 간 함께 사역했던 원로목사와의 개인적 친분이 청빙의 주요 요소라고 하지만 이것만이 전부는 아니다”고 에둘러 말했다.

나성서부교회는 800만 불이 넘는 대형 교회 건물을 소유하고 있음에도 현재 50명 안팎의 교인이 출석할 정도로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다. 한때 200명이 넘는 교인이 출석하던 교회가 이 정도로 급락(?) 하게 된 데에는 여러 원인들이 존재하겠지만, 청빙 절차의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았던 것이 가장 중요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재는 80이 넘은 고령의 원로목사가 다시 교회를 맡아 사역을 주도하고 있으며, 이 목사는 과거 좀 더 나은 교회를 찾아 떠날 당시의 ‘빛과 소금 교회’의 이름을 조금 바꿔 ‘빛과 소금의 교회’를 개척한 상태이다. 어느 부분 하나 40년 전통의 교회가 보여야 할 모범적인 요소를 발견할 수 없는 청빙과 얽힌 대표적 실패 사례라 하겠다.

LA 근교에 위치한 모 교회의 과거 사례는 위의 경우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이 교회 청빙 역사를 잘 알고 있는 한 관계자는 “과거 교인이 2천명이 넘던 시절 담임목사 청빙에 응한 지원자가 무려 1000명이 넘었었다”라며, “하지만 당시 청빙에 관여한 위원이 이 지원서들을 읽어보지도 않은 채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털어놓는 것을 듣고 크게 놀란 적이 있었다”라고 말하며 이후 이 교회가 겪어야 했던 분열과 갈등의 근본적 원인이 불공정한 청빙 과정으로부터 유래한 것이라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청빙위원회는 이미 2명의 내정자가 있었고, 청빙의 구색을 맞추기 위해 광고를 내고 지원서를 받았을 뿐이라는 지적이다. 이 두 명의 내정자는 교회의 갈등과 분열의 진통 속에도 선임과 후임으로 교회를 맡아 담임하였고, 이로 인해 교회는 시끄럽지 않은 날이 없을 정도로 깊은 내홍을 겪어야만 했다.

이러한 1,000여명의 지원자의 막연한 기대와 바람을 저버린 것을 차치하더라도, 청빙 규정과 절차를 무시하고 몇몇 인사들의 전횡이 자행되고 있는 현실이 더 큰 문제라 하겠다.

시작이 좋아야 후회가 없다
뉴저지에 위치한 한소망교회 또한 청빙의 절차와 원칙이 민주적으로 진행되지 못했을 때 나타나는 모든 경우의 수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한소망교회는 뉴저지에 위치한 대표적 대형교회로 지난 2012년 8월 이후로 아직까지 담임목사를 청빙하지 못한 상태다. 2년 가까운 기간 동안 청빙을 못한 이유는 청빙 과정에 개입된 동부한미노회 관계자가 자신과 관련된 특정한 인물을 밀고 있으며, 몇몇 청빙 위원들과의 담합의 징후가 보인다는 안수집사회의 문제제기로 시작되었다.

안수집사회는 “노회의 특정 인물이 청빙위원회를 통해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선출하도록 채점과정에 깊숙이 개입하고 담합한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라며, “청빙위원회와 당회의 공정한 조사를 통한 신뢰회복이 없다면 불필요한 잡음으로 교회의 내분이 우려된다”며 신속한 조치를 호소했다.

안수집사회는 이러한 문제점을 청빙위원회에 공식으로 제기했으며, 교회는 임시 당회를 소집하여 시무 장로들의 ‘전원 사퇴’ 결정을 발표하며 개선의 의지를 밝혔다. 한소망교회는 과거 은퇴목사와 신임 목사와의 갈등으로 홍역을 치른 경험이 있기에(본지 2012년 9월 7일 기사 참조) 조금 뒤늦은 감이 있지만 이번 결정이 얼마나 공정하고 투명한 청빙으로 이어질 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 한소망교회 청빙 광고 ⓒ 미주뉴스앤조이  
 

또한 전 세계비전교회 담임이었던 김재연 목사(현 칼빈신학교 총장)가 잠시 모교회(현 주안에 교회)를 방문하면서 남긴 언급이 관심을 끌고 있다.

한 언론매체를 통해 “지금의 주안에 교회 즉 세계비전교회를 최혁 목사에게 위임목사로 교회를 물려준 것은 맞지만 교회의 역사는 바로 세워야 한다”라며, “지난 25년 역사는 지속해 주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며, 모든 역사는 바로 세워져야 한다”는 여전히 모호한 언급으로 본질을 명확히 밝히진 않았지만 기사의 제목대로 ‘때늦은 후회’를 밝혔다.(미주타임즈 6월 6일 기사, 김재연 목사 ‘때 늦은 후회’ 참조)

최혁 목사가 어떤 과정을 통해 세계비전교회 청빙에 임했는지를 잘 알려진 터, 잘못 채운 단추는 결국 그에 따른 합당한 책임을 감수해야 한다는 걸 말해주는 한 사례라 하겠다.

과거의 악습을 끊기 위한 노력
한인교회 내홍의 원인은 청빙과정에서 보여주는 공정하고 투명하지 못한 절차와 친분과 승계, 추천, 은밀한 거래 등을 통한 몇몇 인사들의 부적절한 개입에서 찾을 수 있다. 이로인해 교회의 분란과 분열이 증폭되었다는 것은 말할 나위 없다.

완전하다 할 순 없지만 미국장로교(PCUSA)와 같이 오랜 시간을 두고 교단의 매뉴얼에 따라 진행되는 청빙 시스템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헌법에 청빙위원회 구성에 대한 조항을 두고 있지 않는 한국장로교단과는 달리 미국장로교는 청빙위원회에 대한 명확한 규정을 교단 헌법에 명시하고 있으며, 당회와 청빙위원회의 완전한 분립을 통해 공정성과 투명성을 담보하려 노력한다.또한 청빙을 서두르기 보단 임시 목사를 파송해 전임 목사와 교인들과의 감정적 기억이나 추억을 정리의 기간을 가지며, 적게는 1년에서 많게는 2년까지 충분한 시간을 두고 교회에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후임자를 찾는 시스템으로 청빙절차가 진행된다. 물론 뉴저지 한소망 교회도 밑에서 다룰 토랜스 제일 장로교회도 PCUSA소속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아무리 좋은 제도도 담임 목사를 자기 사람으로 만들려는 사람의 욕망 앞에서는 무용지물이 될 수 밖에 없다.

이런 의미에서 LA 동부에 위치한 나성한인교회의 최근 청빙 사례도 한 번쯤 주시할 필요가 있다.

나성한인교회는 이미 지난 15년 전 커다란 내홍을 겪었던 교회며, 지난 3대 담임인 김성민 목사가 2년이라는 짧은 기간을 사역하고 인근에 개척해 나갔기에 청빙과 관련된 여러 오해와 소문이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나성한인교회는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청빙을 완료하지 못한 채 현재 4번 째 청빙위원회를 구성해 새로운 담임목사를 찾고 있다. 매번 최종 후보가 있었지만 1차와 2차 땐 당회에서, 3차 청빙위원회에선 당회는 통과되었지만 공동의회의 3분의 2선을 넘지 못해 최종후보가 청빙되지 못했다.

청빙 받지 못한 목회자에겐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그동안 교회 최고의결 기구인 공동의회가 당회의 결정에 ‘거수기’ 역할 밖에 하지 못한 청빙구조를 고려했을 때 이번 나성한인교회의 청빙과정은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적 절차에 어느 정도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몇몇 소수의 주도권을 잡고 있는 청빙위원에 의해 청빙이 좌지우지 되는 것이 아닌 당회와 공동의회가 보여준 투명한 청빙 과정은 교회의 과거의 상처나 일정 정도 존재하는 내부적 갈등을 고려한다 해도 새로운 청빙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말해도 좋을 것 같다.

   
 
  ▲ 나성한인교회 전경 ⓒ 양재영 기자  
 

토랜스제일장로교회 또한 과거의 악습을 답습하지 않고 현재 청빙 제도를 맞추어 14명의 후보로 압축했으며, 조만간 새로운 담임목사를 인준할 수 있을 거라고 한다. 여전히 노회의 일부 인사와 몇몇 영향력 있는 교인이 청빙에 관여하고 조정하고자 하는 시도가 있었지만, 최대한 인사개입을 배제한 체 투명한 인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과거의 역사를 돌이켜볼 때 환영할 만한 일임에 틀림없다.

또한 작년에 스캔들로 인해 남가주 교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던 얼바인 침례교회나 파사데나 장로교회의 경우 현재 담임 목사 후보가 3명 정도로 압축된 상태이며, 조만간 담임목사 청빙을 마무리 할 수 있을 거라고 해당 교회 관계자들이 밝혔다. 비록 좋지 않은 구설수에 오르며 ‘목회자 윤리 문제’를 야기시키긴 했지만,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조용히 물러난 목회자와 이를 받아들이고 깨끗한 이별을 선택한 교인들의 모습을 통해 교회는 큰 혼란 없이 정상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이러한 정상화의 이면에는 청빙 규정에 맞추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를 지키려는 교회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이다.

하나님의 부르심에 대한 교회 공동체의 대행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한 바람직한 목회자 청빙은 개 교회 뿐 만 아니라 한인 교회 전체의 건강성 회복을 위한 중요한 요소다. 혈연주의, 불공정한 선발절차, 세속적 교회관 등을 기초한 청빙 문화나 마치 회사에서 전문경영인을 뽑듯이 근거리의 유명 목회자를 무분별하게 뽑아가는 상식과 절차를 무시한 청빙 행태는 교회 크기와 교인 수에 따라 축복의 정도를 가늠하는 목회자들의 유치한 세속적 야망과 부합하여 작년 한인 교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옥한흠 목사의 과오로 언급되는 오정현 목사 청빙이나 예장 통합의 대표적 교회인 두레교회의 김진홍 목사와 후임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분쟁과 갈등의 경우를 보더라도 하나님은 대형 교회 목회자에게 반드시 훌륭한 후임까지 덤으로 주시진 않는 것 같다. 담임목사 청빙은 교회의 대형화를 이끈 전임 목회자의 카리스마에 의해서 좌지우지 되어서는 안된다는 일종의 하나님의 경고일 수도 있다.

교회개혁실천연대의 조석민 목사는 “담임목사 청빙은 하나님의 부르심(calling)을 교회 공동체가 대행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청빙 과정은 하나님의 부르심을 확인하고 그 일에 순종하는 과정이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하나님의 역사와 섭리에 자신의 친분과 이해관계를 개입시키고, 조작하고, 몰아주려는 모든 시도가 하나님의 거룩한 소명을 거스르는 행위임에 분명하다.

또한 합리적이고 건강한 청빙 문화 정착을 위해선 청빙에 임하는 목회자의 윤리도 중요하다는 점에서 새로운 목회자를 찾는 교회나 지원자들 모두에게 철저한 자기 반성이 요구된다.

양재영 기자 / 미주 뉴스앤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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