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이철 감독회장) 소속 교회들이 교단 세습금지법을 피해 잇달아 변칙 세습을 하고 있다. 최근 <뉴스앤조이>는 감리회 소속 춘천 ㅇ교회가 교차 세습을 했다고 보도한 바 있는데, 올해 초 서산 ㄷ교회와 홍성 ㅊ교회도 아들 목사를 서로 맞교환해 교차 세습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원래 ㄷ교회에는 강 아무개 목사가 담임으로, 강 목사 아들이 부목사로 있었다. ㅊ교회에는 진 아무개 목사가 담임으로, 진 목사 아들이 부목사로 있었다. 2021년 강 목사의 은퇴에 맞춰 강 목사 아들이 ㅊ교회 담임으로 가는 대신, ㅊ교회 부목사로 있던 진 목사 아들이 ㄷ교회 담임으로 왔다. 아버지 진 목사는 부담임이자 '지도목사'로 있으면서 내년에 은퇴할 예정이다.

충청남도 특히 서산·당진·홍성 등 충남 서부 지역은 감리회 교세가 강하다. 그중에서도 ㅊ교회는 충남도청이 이주한 내포신도시 인근에 있고, 지역에서도 규모와 영향력이 큰 교회로 알려졌다. ㄷ교회는 ㅊ교회보다 작은 편이지만 수백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예배당 건물을 보유하고 있다.

<뉴스앤조이>는 교차 세습을 한 당사자들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대부분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강 목사 측은 모두 바쁘다며 전화를 끊었다. ㅊ교회에 있다가 ㄷ교회로 부임한 아들 진 목사도 취재에 응하지 않겠다고 했다.

아버지 진 목사에게 짧게나마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강 목사 아들이 마침 임지를 찾고 있었고, 자신의 아들도 임지를 찾던 와중에 결정된 일이라고 했다. 아버지 강 목사와 사전 교감이 있었느냐고 물었지만, 그는 부인했다.

이번 청빙은 교차 세습이 아니라고 했다. 아버지 진 목사는 "교차 세습이라는 말은 교리와장정에도 없는 말이다. 교인들 동의로 구역인사위원회를 열고 합법적으로 절차를 밟았는데 장정에도 없는 용어를 만들어 왜 문제를 삼는가. 교회가 목사 개인 소유도 아니고, 교인들도 바보가 아니다. 여기서는 아무도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다. 아마 제보한 사람이 교회를 흔들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ㄷ교회 사정을 잘 아는 감리회 소속 한 목사는 4월 1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두 사람(강 목사와 진 목사)이 좋은 의미에서 (청빙 절차를) 얘기한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ㄷ교회도 함부로 이력서 내기 어려운, 좋은 교회다"고 했다.

감리회는 2012년 '세습금지법'을 제정한 바 있다. 직계 세습이 불가능해지자 일부 교회는 임지를 맞교환하는 식으로 변칙 세습을 해 왔다. <뉴스앤조이>와 감리회세습반대운동연대(감세반연)가 취합한 자료에 따르면, 감리회 내 변칙 세습 80건 중에 46건(58.2%)가 교차 세습이었다.

교리와장정에 교차 세습 등을 막는 규정이 없다 보니, 교인들 동의만 구하면 얼마든지 변칙적으로 세습을 할 수가 있다. 감리사와 감독도 규정에 없다는 이유를 들며 교역자 교체(파송)를 허락해 주고 있다.

감세반연 홍성호 목사는 "교차 세습은 이미 일반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세습을 개교회만의 문제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 허가해 주는 감리사나 감독도 모두 문제다. 모두가 책임져야 한다. 오는 10월 열리는 입법의회에서 이 같은 변칙 세습을 제도적으로 막을 수 있는 법안이 제정되도록, 개정안과 세습 교회 리스트 공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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