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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6-19 19:39
교회에 계급이 있는가?
 글쓴이 : 정화수
조회 : 41  
[ 교회에 계급이 있는가? ]

“성경과 개혁주의 정신으로 본 목사의 권위”

예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유럽이나 미주에 있는 외국 교회들을 보면 목회자들의 권위의식을 별로 느끼지 못한다. 우선 목회자와 평신도 사이가 자연스럽고 양편이 서로 다른 진영에 속해 있다는 인상을 거의 받지 않는다. 반면, 우리 나라 교회는 해외에 있는 한국 교회들을 포함해서 대체로 목회자와 평신도 사이에 커다란 간격이 있음을 본다.

우리 나라 교회에서는 목회자들을 하나님의 기름부음을 받은 특수층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농후하다. 그래서 목사의 권위라는 것이 교회생활 여러 부분에서 부정적으로 적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생각된다. 목사는 거의 기업체의 CEO와 같은 위치에 있다. 그래서 목사의 말에 평신도가 따라야 한다는 분위기가 대종을 이룬다. 이러한 권위주의는 교회가 하나님의 인도를 전체적으로 받으면서 각 지체로서 자라는 길을 막는다. 이것은 목회자 한 사람의 의견이나 주장에 교회의 몸가짐이 좌우되는 결과를 낳는다. 그 뿐 아니라 권위주의는 목회자와 평신도 사이에 일종의 계급의식을 조성한다. 그럼 이같은 계급체제에 기반된 교회 운영이 과연 성경이 제시하는 참다운 교회의 모습을 바르게 반영하는 것일까?

도날드 거스리는 그의 `신약신학`에서 초대교회의 리더십에 대한 결론을 내렸다.

리더십에 관한 한 어떤 보편적인 정책이 없었다는 것이 분명하다. 심지어 바울의 교회들 내에서도 그 종류는 다양했다. 이를테면 고린도교회에는 카리스마적인 유형의 리더십이 있은 반면 빌립보, 에베소, 그레데에서는 보다 구조적인 형태의 조직이 있었다. 그러나 피라미드식의 계급 체제는 확실히 없었다. 교회 직책자들의 목적은 질서를 유지하고 가르치는 것이었다. 신약에는 한 사람이 한 공동체를 다 맡아서 다스렸다는 명백한 증거가 제시되어 있지 않다. 이처럼 교회 구조가 느슨한 것은 그리스도를 머리로 한 몸으로서의 교회관과 일치한다.

 목사만 '기름부음 받은 하나님의 종'인가?

필자는 우리 나라 교회가 신약의 교회관에 보다 밀착되려면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목회자의 권위주의를 벗어버려야 한다고 믿는다. 흔히 목사는 '기름부음을 받은 하나님의 종'으로서 하나님이 교회를 위해 세우셨다고 말한다. 이것은 원칙적으로 옳은 말이다. 그러나 이 전제에서 이끌어내는 결론과 적용이 빗나가면 목사의 권위가 자신에게 부여된 영역을 넘어서게 된다. 예를 들면 목사는 기름부음을 받은 하나님의 종이므로 비판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벌도 받을 일이 있으면 하나님이 직접 내리실 것이므로 성도들은 오로지 목사의 말에 순종해야 한다는 식의 결론과 적용이다.

물론 강단에서 목회자가 하나님의 말씀을 바르게 강론할 때 성도들은 그 말씀의 뜻을 잘 배우고 순복해야 한다. 그렇지만 이러한 목회자의 직능이 치외법권적인 특권을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 성도들이 목사의 말을 순종해야 한다는 것은 목사가 하나님의 말씀을 자기 권위가 아닌, 말씀 자체의 권위에 근거해서 강론한다는 것을 전제로 할 때에만 성립된다. 그러므로 목회자의 권위 행사가 하나님의 말씀에 역행하거나 성경의 근본적인 사상과 어긋난다면 따르지 말아야 한다. 목사는 하나님이 세우셨다는 주장을 내세워 독단적인 권위를 행사하는 것은 비성경적이다.

목사의 권위에 대한 성경적 근거에 대해서는 간과할 수 없는 다른 측면도 있다. 그것은 신약교회에서 지역교회의 목회자를 보고 특별히 '기름부음을 받은 종'이라고 제한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구약에서 기름부음을 받는 대상은 왕, 선지자, 제사장들이었다. 반면, 신약에서는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의 기름부음을 받은 메시아라고 선포한다. 그 까닭은 왕과 선지자 및 제자장 직분이 예수님에게서 모두 성취되었기 때문이다(사 61:1; 눅 4:18 ; 시 2:2; 행 4:26-27; 행 4:25-27). 동시에 예수 그리스도께 소속된 백성들까지도 "왕 같은 제사장들"(벧전 2:9)이라고 하였다.

이로써 구약에서 특정 그룹들에게만 실시됐던 기름부음의 대상이 새 언약 백성 전체에게로 확대되었다. "우리를 너희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굳건하게 하시고 우리에게 기름을 부으신 이는 하나님이시니 그가 또한 우리에게 인치시고 보증으로 우리 마음에 성령을 주셨느니라"(고후 1:21-22). 그렇다면 목사만 특별히 기름부음을 받고 성별된 자가 아니다(참조. 요일 2:20, 27 ; 엡 1:13 ; 롬 8:9). 사실상 구약에서도 아브라함을 위시해서 그의 후손 전체를 "기름 부은 자들"이라고 복수로 표현하였다(시 105:15; 대상 16:22 anointed ones. 영문성경 참조). 그런데 아브라함의 믿음의 후손들은 정확히 밝힌다면 예수 그리스도께 속한 모든 성도들이다(갈 3:7, 29).

 신약교회는 원천적 '무계급 공동체'

그렇다면 목사가 '하나님의 기름부음을 받은 종'이라는 말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그것은 목사가 성경의 말씀을 맡아 회중에게 강론하는 한 리더라는 의미이다. 교회에는 장로, 집사, 전도사, 성경교사, 각부 부장들과 같은 여러 종류의 리더들이 있다. 그들은 다같은 하나님의 종들로서 세움을 받은 자들이다. 만일 우리들이 목사만이 유독 기름부음을 받은 특별한 종이라고 주장하면 교회 내에 계급이 생기고 신자들의 직분에 따라 우열 의식이 싹튼다.

우리 나라 교회에서 계급 의식이 만연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것은 교회가 무계급 공동체 라는 사실을 지도자들이 잘못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에는 문화적인 이유도 개입됐다고 본다. 유교 문화권에서 오래 살아온 우리들은 집안에는 항상 어른이 있어야 하고, 어른은 독단적인 권위를 행사하며 아이들은 복종해야 하는 것으로 안다. 이것은 가정과 사회질서를 위한 하나의 피라밋 체제였다. 이같은 계층 사상이 교회 내에서 목회자와 평신도 사이의 관계에 그대로 전이되고 있음을 본다.

그러나 신약 성경에는 교회 공동체 속에 특권 계층에 대한 언급이 없다. 더구나 성도들 사이의 어떤 우열 관계도 인정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담임 목사가 부목사나 전도사보다 더 높다고 여기거나 장로가 직책이 없는 평신도보다 우월하다고 보지 않는다. 초대교회에서는 성도들의 역할을 기능과 은사의 측면에서 보았지 직책상의 높낮이로 보지 않았다.

초대교회에는 성도들 사이에 오늘날과 같은 계급 의식이 없었다. 성도들은 모두 동일한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구원을 받았다(갈 3:28). 그들은 모두 '왕 같은 제사장들'이며 '거룩한 나라'며 '소유된 백성'이며 '택하신 족속'이다(벧전 2:9). 제사장 같은 목회자가 별도의 신분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신약에서 어떤 개별 신자나 특정 지도자를 가리켜 제사장이라고 한 적이 없다. 모든 신자들이 하나님께 직접 나아가며 다른 영혼들을 위해 개인적으로 또는 교회적으로 제사장처럼 중보자의 역할을 한다(계 1:6). 그러기에 모든 성도들의 신분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다같이 동일하다(갈 3:28).

"신약에는 목회자나 평신도라는 신분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들은 모두 섬기는(minister) 자들이며 모두 섬김(ministry)을 받는 자들이다. 오늘날 우리들에게 참으로 필요한 것은 소위 말하는 `평신도 신학`이 아니고 성경적인 교회관으로 돌아가는 일이다."(알렉 모티어).

 교회에는 기능의 다양성만 존재할 뿐

한편, 교회 공동체는 그리스도 안에서 모두 하나라는 신분의 동일성과 함께 기능의 다양성이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기능의 차이가 곧 우열의 차이는 아니다. 기능이 다르다고 해서 기능별 높낮이가 있는 것은 세상의 가치관이다. 가령 세상에서는 리더가 있으면 리더가 높은 자로 우대를 받는다. 사장이 회사원보다 높고 공장장이 직공보다 우월하다. 그렇지만 교회는 그런 가치관 위에 세워진 나라가 아니다. 리더로서 앞에서 끄는 자와 뒤에서 따라가는 자의 관계는 우열의 관계가 아니고 서로 섬기는 기능적 관계이다. 리드를 하는 것도 섬기는 것이요, 리드를 받는 것도 섬기는 일이다(막 10:42-45 ; 빌 2:3).

그런데 여기서 기억해야 할 것은 신분상의 동일성을 내세우면서 다 같으니까 누구의 말도 들을 필요가 없다고 한다면 섬김의 자세가 아니다. 교회에 리더가 있다는 것은 리드를 받는 자들이 있어야 함을 전제한 것이다. 그러므로 각 성도는 각자의 은사와 부르심에 따른 기능들이 원활하게 발휘되어 하나님의 지체가 정상적으로 성장하며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도록 힘써야 한다. 동시에 리더의 월권이나 독주를 막아야 하며 직책상의 권위주의를 배격해야 한다.

교회 내에서 계급의식을 가장 짙게 드러내는 용어 중의 하나는 `평신도`이다. 이 말은 안수를 받은 목회자가 아닌 교회의 일반 멤버들을 지칭하기 위해 편의상 사용했던 용어였다. 중세기 교회에서는 평신도와 사제들 사이에 엄격한 구분이 있었고 이에 따른 우열 사상이 팽배했었다. 그러나 16세기 종교개혁은 이같은 인위적인 계급체제를 부정하였다. 그럼에도 우리 나라 교회에서 아직도 평신도라는 말이 목회자의 신분과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열등한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 평신도나 목회자는 모두 하나님의 '백성'(헬라어. '라오스')이라는 교회 회중 전체의 문맥 속에서 차등없이 사용되어야 한다(참조. 마 1:21 ; 2:6 ; 행 7:34 ; 딛 2:14 ; 히 4:9).

"평신도(laity)라는 말은 편리한 용어일지 몰라도 신학적 내용이 없다. 왜냐하면 목사들도 하나님의 백성, 곧 '라오스'에 속하기 때문이다. 목사들은 별도의 계급을 형성할 수 없으며 기능상의 차이 이외에는 다른 일반 회중들과 다르지도 않다"(I.V.P. 새신학사전).

그럼 어떻게 해야 우리들의 교회에서 권위주의나 계급의식을 배제시킬 수 있을까? 우선 목회자 자신들이 신약교회에서는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목사의 권위나 특권의식이 인정되지 않았음을 숙지해야 한다. 그리고 회중들에게도 그 사실을 숙지시켜야 한다. 목회자의 권위 문제는 현실적인 교회 운영의 차원에서 도움이 된다고 여길지 모르지만 비전통적인 사고에 점차 익숙해지는 현대인들에게는 교회의 권위주의로 인해 식상하기 쉽다.

그리고 평신도들도 목회자들을 특권층으로 간주하지 말고 동일한 성도의 한 사람으로 자연스럽게 대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목회자와 평신도가 서로 다른 진영에 속한 것처럼 처신하면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구속된 한 동아리의 무계급 공동체가 될 수 없다.

우리 나라 교회의 계급의식과 권위주의는 그릇된 인식의 문제라고 본다. 그렇다면 교육을 통해 시정될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목회자들은 권위주의나 특권의식을 가져야 할 성경의 근거가 없음을 분명히 깨닫고 그대로 처신해야 한다. 그러면 평신도들도 자연스럽게 목회자의 권위주의나 교회내의 계급체제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게 될 것이다.

 이중수 목사 / 올랜도새길교회 <선지자의 침묵>, <여백의 하나님>, <하나님의 무지개> 등 11권의 성경강해서와 <웰린강해신서 시리즈>, <에스겔과 그의 시대> 등 30여권의 번역서가 있다.

@출처: NEWS M(http://www.news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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