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통합 류영모 총회장은 "총회 결의는 준엄하다"고 말했다. 명성교회 세습을 용인해 준 104회 수습안은 불법이었지만, 총회가 결의했기 때문에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예장통합 류영모 총회장은 "총회 결의는 준엄하다"고 말했다. 명성교회 세습을 용인해 준 104회 수습안은 불법이었지만, 총회가 결의했기 때문에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편집국장] 명성교회 김하나 목사의 대표자 지위 부존재 확인소송 2심 선고를 앞두고,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류영모 총회장) 총회 임원회가 "104회 총회 수습안이 모두 이행됐고, 이에 따라 명성교회 분쟁은 최종 종결됐다"고 밝혔다. 예장통합은 2019년 104회 총회에서 명성교회 부자 세습을 조건부로 허용하는 수습안을 처리한 바 있다.

예장통합 총회 임원회가 갑자기 이 사안에 관한 입장을 표명한 이유는 명성교회를 변호하는 '법무법인 광장'의 사실 확인 요청 때문이다. 총회 임원회는 7월 6일, 전 총회장·장로부총회장 및 총회 법리부서장과의 연석회의에서 "104회 총회 명성교회 수습안 결의는 존중돼야 하고, 105회 총회 보고 후 종결됐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고 광장의 요청에 응했다.

명성교회 측은 2심 재판 진행 과정에서 104회 총회 수습안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104회 총회가 압도적 지지로 수습안을 처리했고, 교회는 수습안 조항을 충실히 이행해 왔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총회가 문제를 바로잡았으니, 사회 법이 개입해선 안 된다는 논리를 폈다. 이번에 총회 임원회가 확인해 준 내용도 2심 재판부에 제출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총회 임원회가 밝힌 "명성교회 분쟁이 최종 종결됐다"는 선언은 납득하기 어렵다. 1심 재판부가 김하나 목사는 명성교회 담임목사가 아니라고 판결했고, 교단 내부적으로도 9월 열릴 107회 총회에 5개 노회가 104회 총회 수습안을 철회해 달라고 헌의안을 올려놓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뉴스앤조이>는 '명성교회 문제가 해결됐다'는 메시지의 의미가 무엇인지 류영모 총회장에게 물었다.

류 총회장은 7월 8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이 법(104회 수습안)이 만들어질 때 헌법 과정을 거쳐 만든 게 아니라 즉석에서 결의로 시행됐다. 엄밀히 말하자면 불법이다. 헌법을 잠재하고 진행했기 때문이다. 사실 안 되는 건데, 그렇게 결의했다. 또 (총회) 재판국을 (총회 결의로) 그 자리에서 해산한 적도 있는데 불법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총회 결의는 결의인 만큼, 지켜야 한다고 했다. 그는 "총회 결의는 그만큼 준엄한 것이다. 결의하고 이행했으면 종결된 것 아닌가. 만약 엎으려면 (마찬가지로) 총회 결의로 엎어야 한다. 명성교회도 우리 교단에 속한 소중한 교회고, 하나님의 교회다. 명성을 좋아하든 싫어하든 상관없이 총회 결의는 존중돼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라고 말했다.

총회 임원회 판단과 별개로 오는 9월 정기총회 현장에서 명성교회 세습에 대한 논의가 다시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류 총회장은 "재판은 재판으로만 엎을 수 있고, 총회 결의는 총회 결의로만 엎을 수 있다. 그래서 (총회 석상에서) 논의가 이뤄질 것 같다"면서 "104회 수습안을 철회해 달라는 헌의안과 세습금지법을 폐지해 달라는 안도 병합해 논의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류영모 총회장은 명성교회 측으로부터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거부했다고 밝혔다. 그는 "나에게 탄원서를 써 달라고 간곡하게 요청해 왔다. '총회가 이렇게 결의했으니, 사회 법에서 다루지 말고 총회 법을 존중해 달라'는 내용을 써 달라고 하더라. 나는 쓰지 않겠다고 했다. (이번처럼) 총회 결의 사항을 통보할 수는 있지만, 총회장이 탄원을 하는 일은 물러날 때까지 하지 않을 것이다. 총회장이 사회 법원에 손 비비는 역할을 한다는 이미지를 남기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여러 군데에서 나를 압박했지만, 나는 탄원할 생각이 없다. 탄원서 얘기가 나왔을 때, 그 자리에서 화를 내면서 그건 무례한 일이라고 했다. 나는 물러날 때까지 총회장의 권위를 잃어버리게 하는 '탄원'이라는 말을 쓰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