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반성폭력센터(기반센)이 5월 25일 서울 여의도 기침 총회 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춘천 D교회 C 목사의 면직· 제명을 촉구했다. ​뉴스앤조이 나수진​
기독교반성폭력센터(기반센)이 5월 25일 서울 여의도 기침 총회 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춘천 D교회 C 목사의 면직· 제명을 촉구했다. ​뉴스앤조이 나수진​

"예수님은 가난한 자와 이방인과 과부의 하나님이라고 했는데, 침례교 교단 목사인 그는 왜 우리를 착취하고 학대하며 하나님의 곁에서 떼어 놓으려 했습니까? 침례교 교단에서는 이런 목사가 범죄를 저지를 때 왜 관리·감독·징계하지 않았습니까? 침례교 교단의 침묵으로 계속 한 생명, 한 영혼을 잃어버리게 두면서 교단과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까?"

[뉴스앤조이-나수진 기자] 춘천 D교회 C 목사의 그루밍 성폭력 가해 사실을 폭로한 한 피해자가 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박문수 총회장) 총회를 향해 외쳤다. 기침 춘천지방회(김기만 회장) 소속 C 목사는 올해 1월 법원에서 청소년 강제 추행, 위력 추행 등으로 징역 7년을 선고받고 수감됐지만, 기침 총회는 "사법 절차가 진행되는 것을 지켜보겠다"는 입장 외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기독교반성폭력센터(기반센)는 5월 25일 서울 여의도 기침 총회 회관 앞에서 '성폭력 근절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는 피해자를 비롯해 기반센 노경신 사무국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 여성위원회 최소영 위원장, 교회개혁실천연대(개혁연대) 윤선주 공동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모습을 드러낸 피해자는 교단의 지지부진한 대응이 또다른 2차 가해라고 지적했다. 뉴스앤조이 나수진​
이날 기자회견에 모습을 드러낸 피해자는 교단의 지지부진한 대응이 또 다른 2차 가해라고 지적했다. 뉴스앤조이 나수진​

피해자는 가해자 처벌에 주저하는 교단 때문에 2차 피해를 받고 있다고 증언했다. "가해 목사는 아직도 범행을 부인하며 오히려 피해자들이 이단에 사로잡혀 자신을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단에서 가해 목사에 대한 처벌을 차일피일 미루는 사이 또 다른 2차 가해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피해자라고 해서 약하고, 숨어 있는 존재가 아니라 당당히 나와서 이야기를 전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침례교 교단이 단호하고 정의로운 모습을 보여 주기를 바란다. 수많은 피해자가 위로와 위안을 얻을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기반센 노경신 국장은 올해 1월 29일 1심 선고 이후, 기침 총회에 두 차례 C 목사의 징계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침 총회는 "결과를 지켜보고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통보해 왔다고 했다.

노 국장은, 기침 총회가 C 목사가 제출한 교단 탈퇴서를 받아들여 책임에서 벗어나려 한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기침 총회가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재판부의 7년형 선고에도 책임 있는 해결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성폭력 문제에 대한 교단의 방어적 대응과 안일한 징계 및 대처는 근본적인 해결이 될 수 없다.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교단의 의지와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기독교반성폭력센터 노경신 국장은 교단 차원에서 가해 목사 처벌이 이뤄지지 않고 교단 탈퇴를 승인하는 식으로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뉴스앤조이 나수진​
기독교반성폭력센터 노경신 국장은 교단 차원에서 가해 목사 처벌이 이뤄지지 않고 교단 탈퇴를 승인하는 식으로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뉴스앤조이 나수진​

연대 발언에 나선 개혁연대 윤선주 공동대표는 교단 차원의 처벌이 이뤄지지 않은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교단의 이러한 침묵이 성범죄를 암묵적으로 승인하고 가능하게 하는 요인이라고도 했다. 윤 공동대표는 "C 목사는 미성년자 강제추행죄로 2017년 12월에도 징역 2년 6개월(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적이 있다. 하지만 당시 기침 교단에서는 어떠한 징계도 내리지 않았다. 반복되는 성범죄가 가능했던 데는 교단의 침묵도 작용했다"고 말했다.

교회협 최소영 여성위원장은 교회가 성폭력 범죄를 처리하는 양상이 교회의 역할을 다하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된다고 했다. 최 위원장은 "성폭력 범죄를 얼마나 제대로 처리했느냐는 교회의 거룩성을 지키고, 하나님의 공의와 복음의 힘이 제대로 발휘되고 있느냐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성명에서 "가해 목사의 계속되는 범죄 앞에 기침 교단이 침묵하는 것은 하나님의 정의와 교회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일이다. 가해자에게 면직·제명 징계를 내려 하나님의 공의를 세우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기침 교단과 춘천지방회에 △C 목사 탈퇴서 반려 △목사 면직 및 제명 △성폭력 전담 기구 설치 및 가해자 처벌 규정 마련 △피해자 회복 지원 및 성폭력 예방 교육 실시 등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에는 기침 총회 행정국에 성명문과 연대 서명을 담은 서신을 전달했다.

아래는 기자회견 성명서 전문.

기독교한국침례회는 성범죄에 침묵하지 말라!
기독교한국침례회 총회는 성폭력 가해 목사를 면직 제명하라!

2018년 한국 사회에는 미투(Me too) 운동이 불어닥쳤습니다. 성폭력은 수치스러운 일로 그래서 조용히 침묵해야만 했던 사회 통념을 깨고 숨겨 있던 성폭력 피해의 목소리들이 당당히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 목소리는 절대 안전한 곳이라 믿었던 교회 안에서도 터져 나왔기에 충격적이었고, 교회와 교단의 침묵하고 방조하는 행태는 더 충격적이었습니다.

춘천 지역의 S 목사는 교회 내에 지역 아동 센터를 운영하고 목양을 잘해 온 것으로 언론에 보도되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밝혀진 S 목사의 범죄는 목사 이전에 사람의 도리를 벗어났기에 더 충격적입니다. 그는 10여 년 동안 성범죄를 저질렀고,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이러한 범죄가 가장 힘없고 아무런 보호를 받을 수 없었던 미성년자들에게 집중되었다는 사실입니다. 교회의 따뜻한 보호를 기대했던 피해자들에게 교회는 삶을 파괴한 아픔의 장소가 되고 말았습니다.

오늘 기자회견이 열리는 이 시각, 서울고등법원 춘천재판부에서는 S 목사의 범죄에 대한 2심 공판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피해자들은 이 어려운 재판 과정을 견뎌 내고 있고 재판부에서도 공정한 진행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S 목사의 소속 교회와 춘천지방회 그리고 기독교한국침례회에 묻습니다. 
목사가 저지른 성범죄 앞에 교단은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그저 피해 생존자가 운이 없었다고 치부하고 혼자 참아 내라고 하시겠습니까?
가해자 개인의 문제이니 교단과는 상관이 없다고 하실 것입니까?

기독교한국침례회와 춘천지방회는 지난 1월 법정에서 S 목사가 7년의 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사실을 인지했지만, 지금까지 피해 생존자의 간곡한 징계 호소에도 그 어떠한 징계 절차도 밟지 않고 차일피일 미루며 침묵으로 일관합니다. 기독교한국침례회와 춘천지방회의 침묵 아래 가해자는 어떠한 사과나 회개도 없이 지방회에 탈퇴서를 제출하고 여전히 목사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S 목사의 계속되는 범죄 앞에 기독교한국침례회가 침묵한다면 이는 하나님의 정의와 교회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일입니다. 기독교한국침례회는 가해자에게 면직과 제명의 징계를 내려 적극적으로 하나님의 공의를 세우는 일에 나서야 합니다.

이제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하나. 기독교한국침례회 춘천지방회는 가해자가 제출한 탈퇴서를 반려하십시오.
하나. 기독교한국침례회는 가해자에게 목사 면직 및 제명의 징계를 내려 주십시오.
하나. 기독교한국침례회는 교회 내 성폭력 문제를 침묵으로 회피하지 말고 적극적인 해결과 재발 방지를 위해 성폭력 전담 기구 설치 및 가해자 처벌에 대한 규정을 마련하십시오.
하나. 기독교한국침례회는 교회 내 성폭력 피해자의 치유와 회복을 위한 보호 방안을 마련하고 이들에 대한 배상과 교단 소속 목회자들의 성폭력 예방을 위한 의무적 교육을 실시하십시오.

2021. 05. 26.
기독교반성폭력센터
공동대표 강호숙, 박유미, 방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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